올해 한국인 해외여행객이 3,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에 따르면 2026년 내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전년 대비 약 2.6% 증가한 약 3,02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여행객이 느는 만큼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 우려도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모기 매개 감염병의 경우 말라리아 국내 발생 545명·해외 유입 56명, 뎅기열 해외 유입 110명, 치쿤구니야열 해외 유입 9명,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해외 유입 3명으로 나타났다. 말라리아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량이 해외 유입 사례였다.
또한 휴가 후에는 가벼운 몸살이나 피로 정도로 여기고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세심한 관찰과 조기 진료가 필요하다.
KH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강서) 추지민 진료과장은 “해외여행객이 증가할수록 해외 유입 감염병에 대한 예방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출국 전에는 방문 국가에 맞는 예방접종과 감염병 정보를 확인하고 귀국 후에는 작은 이상 증상도 놓치지 않는 것이 안전한 여행의 마무리”라고 말했다.
해외여행 떠나기 전, 예방접종은 여권만큼 중요한 준비물
해외여행 중 감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출국 전 예방접종이다. 예방접종이 필요한 경우 최소 출국 2개월 전부터 준비할 것을 권장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최소 출국 1~2주일 전부터 복용해야 한다. 황열 발생 지역을 방문할 경우 출발 10~14일 전에는 예방접종을 마쳐야 하며, 방문 국가에 따라 콜레라, A형간염, 장티푸스, 파상풍 등의 접종이 권장된다.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자, 기저질환자는 접종이 제한될 수 있어 반드시 사전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이거나 면역 기능이 저하된 경우, 당뇨·심장·신장·간질환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 최근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는 출국 전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여행 중에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외출 후나 식사 전 손을 30초 이상 비누로 씻고,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지 않도록 끓이거나 익혀 먹으며,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자제하는 등 기본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귀국 후 이상 증상 시, 1339 신고 및 전문가 진료 필요
귀국 후 고열, 설사, 구토 등 감염병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로 신고한 뒤 안내에 따라 감염내과 또는 해외여행 클리닉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하며, 이때 반드시 최근 방문 국가를 알려야 한다.
대부분의 감염병은 귀국 후 2~3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부는 수 주에서 1년 후에 발병하기도 해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한 경우에도 발열 등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물놀이나 장시간 이동이 많은 휴가철에는 감염병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환에 유의해야 한다.
· 귀-외이도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외이염(H60)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8월에 24만520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해마다 7~8월에 환자가 집중된다. 물놀이 후 귀 안에 가려움이나 이물감이 생기고 통증, 먹먹함이 동반되면 중이염으로 악화되기 전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눈-유행성 각결막염: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가 눈의 결막과 각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흔히 ‘눈병’이라고 부르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결막염으로, 전염력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물놀이 후 충혈, 눈곱, 이물감이 지속된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 비뇨기-방광염·요로감염: 여름철에는 땀 배출로 소변량이 줄고, 물놀이나 야외 활동 후 습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요로감염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방광염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인데 배뇨통, 빈뇨, 잔뇨감이 지속되거나 발열이 동반된다면 신우신염으로 악화되기 전에 비뇨의학과 진료가 필요하다.
추지민 진료과장은 “휴가는 끝났더라도 건강 관리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여행 후 이상 증상이 있다면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불편으로 넘기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