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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직무대행 칼럼] 강서구의회, 현실판 ‘봉숭아학당’?

기사입력 2026-04-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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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솜 편집장 직무대행



“강서구의회 이충현 의장 직무대리가 MBC 출입을 불허했대요!”


강서구의회 제319회 임시회가 열리기 전날, 강서구민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미 상황은 알고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한편으로는 ‘MBC 혹은 중앙 언론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일부러 뉴스에 걸맞은 그림을 만들어 주려는 고도의 정치 전략(?)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본회의 날 혹시 몰라 짐벌 카메라를 챙겨 강서구의회로 들어갔다. MBC 뉴스 카메라는 기자 멘트에 쓸 스케치 컷을 담기 위해 부의장실 쪽을 찍고 있었다. ‘뭔가 오늘 터지겠구나’ 싶어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회의 진행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이충현 의장 직무대리는 쫓기듯 의장석 앞에 놓인 회의 진행 대본을 읽었고, 빠르게 의장봉을 치며 안건을 넘겼다. 하지만 마지막 안건에서 급작스럽게 의장 직권이라며 상정을 거부했고, 앞에 앉은 의원들의 동의를 구하기가 무섭게 정회를 선포하며 회의를 끝내려 했다.


웅성거리는가 싶더니 의원석에서 “지금 뭐 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와중에 한 의원이 반말을 하자, 이 의장 직무대리는 “왜 반말 하냐”며 목에 핏대를 세웠다. 회의 시작 20분 만에 의회는 비현실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점잖게 본회의장에 들어와 악수하던 손들은 누군가를 향해 삿대질하는 손으로, 화가 나 거둬들인 팔짱으로 변해있었다.


어떤 의원이 말했다. “봉숭아학당이네, 봉숭아학당.”


박성호 의장의 “나는 정치인이 아니에요, 생활 정치를 하는 사람이에요”라는 발언 이후, 강서구의회에서 또 한 번 기억에 남을 소리가 50cm 가까이 내 귀를 파고들었다.


이후부터 이곳은 의회가 아니라 극장이었다. 의원들은 배우거나 코미디언으로 보였다. 절정에 다다랐을 때 “MBC 카메라 들어오라 그래!”란 소리와 함께 묵직한 카메라가 들어와 의회 곳곳을 찍었다. 이 부의장도 증거를 남기겠다며 스마트폰으로 의원들과 의회 직원들을 찍었다. 해프닝극의 전형이 의회에서 펼쳐지다니.


지방의회의 이런 행태를 볼 때마다 숨이 막히도록 답답하다. 의회와 지방 정부는 존재하나 ‘선생님’의 눈으로 견제하는 강한 언론과 시민의 눈이 없으니, 혹시나 들이대는 중앙 언론만 무서워할 뿐이다. 말 그대로 선생님은 있으나 마나. 학생들은 교실에서 싸우고 뭘 해도 구민들은 그 현실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박성호 의장과 전철규 의원이 구속됐다. 의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부의장을 직무대리 시켜놓았더니, 권익위에서 받은 징계 통보를 막아보고자 직무대리는 의장 직권이라는 말로 자신의 죄를 조금이라도 덮겠다고 안간힘을 썼다.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할 지도부가 사건·사고의 주인공이 되어 의회를 ‘봉숭아학당’화 해버렸다. 이 전 의장 직무대리는 어쩌면 이 상황이 전개될 줄 미리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창피해질 것은 안 모양이다. 떳떳하지 못해 중앙언론의 카메라 출입을 불허했으니. 결국, 동료 의원들의 호출로 취재진은 “이때다!”하고 들어왔고, 그 장면이 MBC 메인뉴스로 중계됐다.


의장석 아래 단상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정정희 임시 의장의 모습, 그 뒤에서 “이 상황은 무효”라며 회의를 방해하며 읊조리는 이 전 의장 직무대리. 카메라가 돌아가는 와중에도 멈추지 않는 그들의 고성과 막말은, 봉숭아학당의 그 어떤 캐릭터보다 더 생동감있고 희극적이었다. 주민이 봤다면 이건 비극이었다.



정정희 임시 의장은 회의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부끄러움은 오롯이 구민의 몫이 되어버린 강서구의회의 현주소는 참담함 그 자체”라고.


글을 쓰다 보니 나도 강서구에 세금 내는 사람이었다. 내가 낸 세금은 혹시 의회에서 공연한 연극 입장권이었나 싶다. 고가의 뮤지컬은 보고 또 봤을 세금이 내 주머니에서 나갔는데, 남는 건 씁쓸함. 구민들이 제발 이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알았으면 한다. 당신들의 세금이 이렇게 그들의 연극 잔치로 돌아간다. 6월 이후 제10대 의회 때는 밥값 하는 의회가 될 수 있으려나….


 


“본 칼럼은 특정 개인의 인격을 모독하려는 의도가 없다. 다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언론의 책임을 고민하는 편집인으로서 강서구의회의 비정상적인 의정 운영을 바로잡았으면 하는 마음에 쓴 글임을 밝힌다.”

 

권해솜 기자 (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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