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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각지대에 놓인 소아 희귀질환자, 맞춤형 제도 개선 필요하다

강선우 국회의원

기사입력 2021-07-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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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국회의원
(민주당, 강서갑)

희귀질환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유병 인구가 2만 명 이하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 인구조차 정확히 알 수 없는 질환이다. 정부는 2016년 희귀질환관리법을 제정하고, 2017년 1차 희귀질환 종합계획 수립 및 2018년 희귀질환 지원대책 마련 등 보다 체계적인 희귀질환 관리에 나섰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은 상황이다.

희귀질환의 80% 이상은 소아에게서 발병하기 때문에 소아 환자들에 맞춘 치료법을 개발하고 관련 복지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성인 환자를 기준으로 한 치료제 급여 기준, 장애등록 제도 등 소아 환자들의 현실은 도외시한 법과 제도의 적용으로 인해 정작 성인보다 더 보호받아야 할 어린 환자들이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피가 잘 멈추지 않는 혈우병. 모든 혈우병 환자들이 힘들지만 특히 소아 환자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아이들의 작고 통통한 팔에서 혈관을 찾아 주사를 놓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로써 치료제를 한 번 투약하기 위해서는 주사를 5~6번 찔러야 한다. 주사를 맞다가 아이들이 자지러지는 상황도 많이 일어난다.

최근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주사를 써서 고통은 훨신 덜하고 출혈도 확연히 줄이는 혁신적인 치료방법이 나왔다. 그런데 새로운 치료제의 보험급여를 결정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올해 2월 만 12세 아이들에게는 기존의 치료법을 먼저 실패했을 경우 새로운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설정했다. 이 새로운 치료제가 절박하게 필요한 소아환자들에게 이 치료제가 그림의 떡인 된 것이다.

새로운 피하주사 치료제의 필요성은 성인 환자들보다 소아 혈우병 환자들에게 더 큼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은 소아 환자들에게 기존 치료법이 ‘권고’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이유로 새로운 치료제를 사실상 불허했다.‘권고’로 소아 환자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게 할 뿐만 아니라 진료 선택권, 인간적 존엄성 등을 침해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희귀질환을 앓고 있지만 장애등록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장애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11살 아이인데 몸무게는 13kg, 키는 90cm가 되지 않는다. 뼈가 너무도 쉽게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로 휠체어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지체장애 등록이 특정 질환 기준이 아니라 장애의 상태, 손상의 정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탓에 장애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골형성부전증’이란 이유만으로 장애를 인정받을 수는 없고 관절의 강직 또는 불안정 증상이 심각하거나 남성은 만 18세까지 145cm 이하, 여성은 만 16세까지 140cm 이하로 성장이 멈춰야만 장애로 인정받을 수 있다.

평생 단 한 번도 스스로 서 본적도, 걸어 본 적도 없는 어린이 친구가 그나마 팔다리를 다 펼 수 있다는 이유로, 또 나이가 11살이라는 이유로 장애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휠체어나 활동보조지원 등 장애인이면 받을 수 있는 복지지원은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교사로 일하던 어머니는 결국 생업을 접고 아이를 돌보고 있는 상황인데 차라리 자신의 아이가 관절이 펴지지 않거나, 척추 측만이 더 심해지기를 바래야 하는 것인지 매일 죄스러운 생각뿐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심하지 아프지 않다고, 또 나이를 이유로 장애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다.

이렇듯 많은 희귀질환 소아 환자들이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이에 필자는 최근 국회 상임위에서 소아 혈우병 환자들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적용 촉구, ‘골형성부전증’환아들에 대한 장애판정 기준 개정 등을 지적했고 현재 정부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다.

국민의 건강과 복지 증진을 위해서는 경직적인 법과 제도의 적용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 비록 소수의 소아 환자들일지라도 그들이 겪고 있는 실질적 어려움을 헤아리고 그에 맞춰 법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강서양천신문 (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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