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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1-09-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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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권 받으려 2년 의무거주 백지화

허무한 집주인 vs 쫓겨나는 세입자, 갈등만 부추겨

기사입력 2021-07-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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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입자

목동학군에서 아이들이 졸업할 때까지만 재건축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기로 했던 세입자는 갑작스러운 집주인 실거주 요구로 주변의 전셋집을 찾아보지만 들어갈 만한 집은 없고 부르는 게 가격이 되는 전셋값을 보며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사 비용에 복비, 오른 전세금은 뒤로한 채 아이 학교 전학이 가장 큰 난관이다.

 

#2. 집주인

2년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현금청산 대상자가 되기에 아무런 문제없이 잘살고 있는 세입자에게 실거주라는 명분으로 나가 달라고 부탁 아닌 통보(?)를 해야 했다. 실거주 2년을 하지 않았기에 조합원 분양권을 받기 위해서 살던 집을 정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38년 된 아파트의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터전을 옮겼다.

 

#3. 목동아파트 이웃 주민

하루가 멀다하고 단지마다 공사 소리가 요란하다. 아이들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랑곳없이 드릴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하루에 한 번꼴로, 어떤 날은 2~3대씩 사다리차가 오르락내리락했다. 이사 비수기인 여름이 되자 이제 겨우 인테리어 공사 동의서 사인은 그만하겠구나안심하고 있던 차에 재건축 2년 의무거주가 전면 백지화됐다는 뉴스에 이제껏 참아왔던 공사소음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못미더운 부동산 정책, 매물 줄고 전셋값 올라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분양권을 얻으려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는 규제가 전면 삭제되면서 목동아파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개정안 중 조합원에게 부여되는 실거주 의무를 빼기로 했다. 지나친 통제라는 지적이 많았던 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 규제가 철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17 부동산 대책에서 처음 등장한 재건축 실거주 2의무 방침이 전면 백지화되자 피해사례는 속출하고 있다. 지난 1년 사이 정부의 설익은 부동산 정책으로 현금청산을 받지 않으려고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 하는 집주인과 쫓겨나는 세입자 사이에 갈등만 부추긴 데다 전세매물마저 줄어 전셋값만 올렸다<본지 1473호 참고>는 비판에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불편하기만 하다.

 

엄포로 끝난 규제, 보상은 어디서?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목동 아파트 커뮤니티에는 이 규제를 피하고자 재건축 아파트를 급하게 팔아버렸으니 최대 피해자가 된 셈인가” “불안한 마음에 세입자 몰아낸 악덕 집주인이란 소리를 뒤로하고 매몰차게 통보했는데 누구를 위한 일이었던가” “수천만 원 들어간 인테리어 공사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입주하는 것이 이익인지 하지 않는 것이 옳은건지 선택은 멘붕이라는 수위 높은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한편, 이번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버틴 사람은 손해를 보지 않고 오히려 이익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한 임대주는 정부를 믿으면 손해 본다라며 꼬집어 말하기도 했다. 목동에 거주하는 한 세입자는 집주인과 갈등만 부추기고 전세 물량이 씨가 말라 전세금만 올린 엄포로 끝난 규제 때문에 입은 피해는 어디서 보상받냐라며 자조 섞인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송정순 기자

송정순 기자 (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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