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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터뷰] 권정수 유일기기산업 대표

“제품에 신뢰와 책임을 담는다”

기사입력 2018-11-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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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장비 혁신 개발로 새로운 길 개척해 나가

품질의 우수성, 실용적 디자인으로 특허 다수

뛰어난 기술력 인정 받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그의 가양동 사무실에는 유독, 그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제품들과 벽면 가득한 특허증이 눈에 띈다. 일반인이라면 낯설고 다소 꺼려질 수 있는 분야에서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수십 년의 기술 개발 노하우,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매순간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유일기기산업 권정수 대표를 만났다.  
 

연구·개발 거듭하며 혁신 제품 이뤄내

권정수 대표는 1990년부터 수갑, 삼단봉, 포승 등 경찰장비 제품을 개발·생산하기 시작했다. 선한 인상과 시원하게 웃는 입매가 범죄와는 영 무관한 삶을 살았을 것만 같은 그가 범죄자를 검거, 구속하는 데 사용하는 물품들을 만들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될 줄은 그조차 상상하지 못했을 터. 장인과 아내 그리고 사위까지 운명처럼 이어져 온 경찰 집안 내력을 볼 때, 어쩌면 이 일은 그에게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을지 모른다.

30여 년 역사의 유일기기산업은 현재 수갑 전체 라인과 고품질의 특화된 삼단봉, 벨트형 포승(捕繩) 등을 자체 개발·생산하고 있다. 현재 5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며, 미국(수갑)을 비롯한 국내외 40여 종의 특허를 취득한 대한민국 경찰장비 제조업 분야의 선두기업이다.

지난 5월에는 법무부가 포승을 밧줄형에서 벨트형으로 바꾸는 내용의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공포하며, 67년 만에 밧줄형 포승의 종식을 알렸다.

포승은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 중인 수용자를 재판이나 조사 등을 위해 밖으로 데리고 나갈 때 몸을 묶는 끈으로, 이번에 바뀐 벨트형 포승이 바로 유일기기산업의 제품이다. 개발에 들어간 지 46개월여 만에 완성된 벨트형 포승은 빠른 결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큰 호평을 받았다.

기존 밧줄형 포승은 결박이 매우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반면, 벨트형은 수갑과 허리, 팔 부위에 버클형 잠금장치가 장착돼 있어 허리벨트처럼 쉽게 착용할 수 있다. 보통 교도관들이 기존의 밧줄형 포승을 사용해 수용자 한 명을 결박하는데 1~2분이 소요되지만, 벨트형은 결박까지 30초 정도면 가능하다. 소재 역시 나일론으로 만들어져 단단하다.

또한 일반적으로 포승은 범죄자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벨트형은 밧줄에서 오는 범죄자의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면 소재로 만들어져 분진이나 먼지가 심하고 오래 사용하면 때와 오염물 등에 변색이 쉬운 기존 밧줄형에 비해 위생면에서도 우수하며, 수용자의 체격에 따라 포승의 크기를 달리 사용할 수 있다.

이미 벨트형 포승은 4곳의 구치소와 교도소의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납품에 들어갔다. 이후 교도소·구치소 등 전국 53개 교정기관에서 순차적으로 사용하게 될 예정이다.

 

▲기존 밧줄형에서 단점을 보완해 개발한 벨트형 포승.


수갑도 유일기기산업의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생산품이다. 권 대표에 따르면 선진국의 내로라하는 제품이라 할지라도 시중에서 사용되는 수갑들은 작은 핀 하나로도 쉽게 풀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수갑이 풀리지 않고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했다.

미국, 영국 등 여러 나라의 제품들을 가져와 하나하나 비교 분석을 하고 각각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했어요.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보이는 톱니 모양의 잠금 날이 다른 나라의 제품들은 하나로 돼 있는데 저희 제품은 2개예요. 특수해지 방지장치가 설계돼 있어서 핀을 이용해 강제로 열려고 해도 핀이 깊게 들어가지 않고, 수갑 뒷부분 역시 시중 제품들과 달리 막음장치가 돼 있어서 인위적으로 여는 게 불가능하죠.”

수갑을 찬 상태에서 용의자나 수용자들이 자해를 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수갑 안쪽을 실리콘 처리해 손목이 다치지 않도록 하는 보호장치도 갖췄다.

최근에는 유리파쇄기를 탈부착할 수 있는 삼단봉도 개발했다. 경찰의 공무수행 중은 물론 위급상황시 개인 차량에 비치해 휴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무게가 덜하고 이용시 손목을 보호할 수 있으며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안점을 뒀다.

직접 시연에 나선 권정수 대표는 먼저 삼단봉을 허리에 차고 몸의 움직임에 맞춰 각도를 조정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 역시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권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기능이다. 그는 일반 사람들도 위급시에는 삼단봉에 부착된 유리파쇄장치를 통해 차량의 유리를 깨고 탈출할 수 있도록 수차례 차량을 통한 테스트를 거쳤다고 했다.

이 외에도 화재시 유용하게 이용될 휴대용 완강기와, 전신주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깃줄을 실리콘이 부착된 수갑의 한쪽을 이용해 깔끔하게 정비하는 공가선로 잠금장치도 개발해 한전에 납품 중이다. 특히 휴대용 완강기의 경우는 현직 소방관조차 인명구조용으로 안성맞춤이라며 극찬을 했을 정도라고.

경찰·군 장비 외에도 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라면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하는 데 주력하는 편입니다. 물론 개발이라는 게 소요되는 비용이나 시간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있고, 여러 번 보완을 거듭해야 완성에 다다를 수 있어 쉽지만은 않아요.”

 

▲톱니 날이 하나인 타 제품(왼쪽)과 달리 특수해지 방지장치가 설계돼 있는 유일기기산업의 수갑(오른쪽).


좋은 제품일수록 세계시장에 적극 문 두드려야

최근에 권정수 대표는 강서구 무역사절단의 일원으로 필리핀 마닐라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베트남 호치민을 방문해 제품 소개 및 수출 상담의 기회를 가졌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해외 박람회에 참가하려면 고가의 비용 부담은 물론 기회조차 마련하기 쉽지 않은데, 무역사절단에 포함되면서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해외 수출길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받았단다.

베트남의 경우 공산국가라 개인적으로 샘플을 보내기도 쉽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실제 시연을 보고 만족해 하며 샘플을 보내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대한민국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보증하는 무역사절단이 가니까 해외 업체들도 한국 기업들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상담이나 사업 진행도 수월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열흘간 3개국을 도는 빠듯한 일정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란 어렵죠. 하지만 이를 기회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나가니 회사의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되고, 대한민국의 좋은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권정수 대표는 강서구가 운영하는 무역사절단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 여러 차례 공감을 표했다. 아울러 참가에 따른 구 예산의 규모가 조금 더 늘어나더라도 자본과 인구가 많고 좋은 기술을 선호하는 나라로 무역사절단을 확대 파견해야 보다 많은 기업에 더 넓은 수출길이 열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품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무역사절단을 통한 수출 상담을 진행할 때도 그들이 우리를 믿을 수 있도록 잘 만든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고요. 사실 어느 제품이나 하자는 있을 수 있지요. 그러나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사람은 이에 대한 책임까지 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에 대한 신뢰책임감이 오늘날의 유일기기산업을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요.”(웃음

강혜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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