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장 업자에게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700여만 원을 받아 온 양천구청 공무원이 지난 15일 구속된 사실이 지역언론으로는 유일하게 본지에 게재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양천구청은 비리 공무원의 구속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히면서도 관련 기사가 실린 발행물을 본지가 배포한 즉시 수거하는 태도를 보여 물의를 빚고 있다.
앞서 양천구청은 기자의 취재 전화에 몇몇 언론사들을 언급하며 기사를 내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공무원 임모 씨의 구속은 사실이었고, 그가 1년 전부터 구청을 떠나 있었든 비리를 저지른 시점이 이전 구청장 재임 시절이었든 간에 임 씨가 현재 양천구청 공무원이라는 사실은 자명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것이 구청 공무원의 비리이든 반대로 칭찬 받아야 마땅할 사안이든 구민들에게는 ‘알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천구청은 지난주 월요일 오전, 주민들의 이 같은 권리를 침해했다. 구청을 방문한 구민들이 볼 수 있도록 마련해 둔 비치대 모두에서 강서양천신문을 즉시 수거했고, 각 동에 전달되는 신문들 역시 임의대로 거둬들였다.
본지 제1233호 1면에 실린 “정년 앞둔 양천구청 공무원 ‘뇌물수수’로 구속” 기사가 현 구청장과 구 이미지에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돈을 주고 구독을 하는 입장에서 타 부서의 신문들도 수거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신문을 수거하는 것 역시 언론팀에서 하는 일이다. 그건 신문사에서 상관할 일이 아니”라며 잘라 말했다. 향후에도 불리한 기사가 게재될 경우, 똑같이 신문을 수거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내가 책임지고 내가 판단할 일이다”고 일축했다.
구청이 지원하는 구독료는 구민들의 세금으로 이뤄진 것이지, 구청장이나 공무원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선심성 돈이 아니다. 우리가 주는 구독료를 받고 있으니 감출 건 감춰주고, 숨길 건 숨겨줘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위험하다.
입맛에 맞지 않은 기사가 나왔다고 당장에 눈앞에서 신문을 치운다고 해서 ‘팩트’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진 않는다. 이는 인터넷이나 SNS가 보급되지 않았던 구시대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양천구는 그동안 부단히 ‘소통’을 외쳐 왔다. 그러나 정작 구민들과 소통할 의지가 있는지 이번 일을 계기로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소통이라는 것은 좋은 것만 나누자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먼저 인정하고 이를 만회할 대책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소통은 시작된다.